생각해보면 그리 오래전도 아닌데 아주 까마득하단 말야.
델리스파이스의 공연을 봤던건 휴학을 하고나서 처음 봄을 맞던 해였지.
그때 나의 나이는 22살이였어. 만으로는 21살 이고
델리스파이스를 봤을때는 생일이 지나지 않아서
서양놈들 말마따나 20살이였어. 나는.

피자가게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나서
마침 바람에 따라 흘러내리는
길을 사목사목 걸어내려 갔지.
저만큼 중앙로 끄트머리에 걸쳐있는
다리를 건너고 있을때 친구가 보였어.
반갑게 손을 흔들고 세무소 건너편에 있던
어두컴컴한 2층 ㄱ라이브하우스로 들어갔을까.
그전에 잠깐 다녀오겠다던 친구를 기다리면서
라이브하우스 입구에 서있는데 낯익은 얼굴이
슥 건물에서 나오더니 붐비는 버스정류장을
두리번 거리면서 빵집으로 걸어가더라고.
그 사람이 델리스파이스의 김민규라는 걸
알아본 사람은 나 밖에 없는 듯 했어.
퇴근 러시아워가 한창인 시내 한복판에서 말야.
물론 서울사람들이라고 뭐 얼마나 알아봤겠어 만은
나는 한참을 쳐다보았지.

공연은 즐거웠어. 사람들은 아담했고 라이브하우스도 그럭저럭
그들이 인디의 파워를 간직하고 있음을 실감해 주는 만큼이였으니까.
아는 노래라고는 챠우챠우하고 달려라 자전거 밖에 없었는데
친구와 나는 정말 재밌게 놀았지.
물론 그 친구녀석은 델리스파이스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친구였어.
내가 메탈리카나 너바나를 연주할때만큼 즐겁지 않아서 미안해 했던
기억이 있어. 나는 언니네 이발관이 더 좋았거든.
물론 그 개싸가지 인희가 죽치고 앉아있던 천인공노할 홈페이지때문
만은 아니야. 내가 메탈리카나 너바나보다 더 즐겁지 못했던 건
아는 게 적어서 였지. 결코 델리스파이스의 공연이
몹쓸 것이여서가 아니라..
그때도 나는 천장에 붙어있는 거울을 올려다보며
땀을 쓸어내렸는데 無我라는 경지가 그렇게 아득한 것인지
미처 몰랐기 때문이였어.

이번 4월에도 델리스파이스가 왔었지.
아...그냥 델리스파이스의 공연을 보고 얼마되지 않아
사람냄새 나는 곳을 만들었는데 까페가 완전히 없어져 버려서.
지금 스피커에서 챠우챠우가 나오고 있기도 하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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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시간은 언제 후회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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