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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보통의 존재  -  2008/08/08 15:04


가장 익숙한 기분은 낯설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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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면서 달리는 이들을 위한 리스닝가이드  -  2008/08/04 09:55


그러니까 나는 이런게 좋다!
예술가들이 갖는 특별하고 어수룩하고 순진하고 순수한 열정과
그 열정에 대한 스스로의 경외감, 자기파괴, 뻔뻔함, 맹신!!

자신의 예술품에 대한 예의,
그리고 그것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도리!

아놔.. 난.. 이런사람들이 너무 좋다!!!


아래글은 언니네이발관 홈페이지에 뜬
울면서 달리는 이들을 위한 앨범의 리스닝가이드라고나 할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우 귀여워!! 귀여워!!
이 나의 옹골찬 사랑은 벌써 몇년째지?!


"
안녕하세요..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여러분이 기다린만큼의 보상을 받으실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띄웁니다.
음악을 듣는데 방법이 따로있나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이 앨범은 몇가지 분명한 의도를
갖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용법 비슷한것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앨범 '가장 보통의 존재'는 컨셉앨범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즉, 1번곡부터 10번곡까지 순차적인 흐름을
갖는 한권의 책처럼 만들어졌습니다. 때문에 이 앨범은
1번곡부터 차례대로 들어야만 그 진가를
맛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경로를 통해서건
어느 한곡만을 듣게될경우 그것은
책을 중간부터 읽는 것과 같게 됩니다.
실제로 현재 사전에 이 앨범을 듣게된 기자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앨범 전체를 들은 경우와 타이틀곡 한곡만을
들은 경우의 반응이 저희의 예상과 정확히 맞아 떨어
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문제때문에 온라인 음원사이트 선공개 혹은
발매전 타이틀곡이 방송국에서 플레이되는것 모두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앨범을 기다려온 어떤분이라도
어느 한곡만을 미리 듣게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해서 반드시 1번부터 순서대로
들어주십시오. 그리고 일단 1번곡 '가장 보통의 존재'를
듣게된다면 그다음부턴 저절로 순서대로 듣게 되실겁니다.

두번째, 음질면에서 가능한 가장 좋은 환경에서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익히 아시다시피 이 앨범은 정상적인
녹음과정보다 열배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 작품입니다.
이 앨범을 녹음하는동안 스튜디오에서 일곱팀이
거쳐갈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흔히들 말하는 좋은 사운드만을 만들려 했다면
이렇게까지 작업을 많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좋은 장비가 갖추어진 일급 스튜디오에서
경험이 풍부하고 실력있는 엔지니어와 작업했으니까요.
그런데 저희가 만들고자 한 소리는 그런것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이 이 앨범을 들었을때 정말로 마음이
건조해지고 공허한 기분이 들수 있도록,
그러니까 음향적으로 접근한것이 아니라
감정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을 사운드로 풀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렸습니다.
공간감을 다 빼고 소리 자체를 드라이하게 만들면
듣는이의 마음도 건조해질까요? 소리가 그렇게
단순한 것이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만
그렇지 않기때문에 그토록 많은 시간과 수정과
번복이 필요했습니다.
저희가 좋은 음질로 들어달라고 하는 이유는
저희가 고생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 앨범의
의도를 가능한 변화없이 그대로 접하실 수 있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간단하지요? 순서대로, 좋은 음질로.

저희가 바라는것은 단 하나,
여러분이 기다림을 보상받게 되는것입니다.

세상에는 음향적인 사운드와
시각적인 사운드가 있지요.

우리가 책을 읽을때면 머릿속에 영상이 떠오르는것처럼
누군가가 이 앨범을 들을때,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여러분이 그것을 온전히 맛볼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기쁘고 감사한 일은 없을 겁니다.


부디 누리세요. '가장 보통의 존재'를.

"
이건 전혀 다른 사설이겠지만 나는 일련의 예술인들.. 아니
연예인들..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파장이 크고 또 어쩌다보니.ㅡ_ㅡ;
정작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가져야할 사람들보다
더 큰 공인으로 대접받는 사람들에게 꼭 이거 한가지.
자신에 대한 자존감.... 멋진 스타일정도로 스스로를 감싸안는게 아니라
진짜 자신에 대한 자존감.. 아니 립씽크로 따라불러도 자신의 노래에 대한
자신, 자존.. 뭐.. 암튼.. 그런게 있으면 좋겠다.
그게 예의아니겠나.
어차피 사랑에서 파생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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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니네 이발관 - 생일기분  -  2008/03/11 16:46

97년입니다.
대학교에 입학을 했고, 유행처럼 번지던 배낭여행을
일본으로 가겠다고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IMF로 환율이 배로 뛰는 바람에 벌어놓은 돈이 턱없이
부족하게 되버려서 술로 탕진해버렸지만 말입니다.
 
일년 일찍 들어간게 무슨 죄라고 뻑하면 반말댓거리를 해대는
생일빠른 후배님들 덕에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었던 성년의 날에
실은 아침부터 왠지 모를 짜증이 밀려와 수업에 들어와도 그대는 F
라는 전공교수님의 친절한 일갈을 등에 업은 채 목포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스무살 성년의 날이라고 언니의 새옷을 몰래 훔쳐입고,
그때는 분명 1,100원밖에 하지 않았던 디스와 과자를 평소 삐삐만
덩그러니 굴러다니던 골빈 이스트팩에다 챙겨넣고,
산지 한 두달정도 된 아이보리색 컨버스화를 구겨신었습니다.
행색은 아마도 평범하게 보통정도는 되었을 텐데도
왜 그렇게 못나고 초라한 지 부모님을 원망하기까지 했습니다.
 
기차 맨 뒷칸에 자리를 잡고 앉아 창 밖을 바라보며
망상을 거듭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살아온 내내 처음이었고,
마지막일 차장아저씨와의 동석이 그나마 짜증스럽던 기분을
한풀 꺾기게 해주었습니다.그마저도 찰나에 불과했지만 어쨌든
가방안에 들어있던 과자도 나눠먹고, 차장아저씨의 첫사랑이야기도
들으면서 목포에 도착했습니다.
 
목포에 도착해서도 우울한 기분은 가실 기미가 없었습니다.
급기야 역 건너편에서 버스를 타려고 육교를 건너는 데
플랑카드를 걸어놓은 쇠못의 철사에 걸려 언니의 새옷이
뜯기고 말았습니다. 차장아저씨가 알려준 버스번호가
달려오기에 허겁지겁 달리다 그렇게 된 것이죠.
되는 일도 없고, 머피의 법칙도 이럴 수는 없다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데 그나마도 안좋은 시력덕분에 버스번호를 잘못 봤던 겁니다.
 
뭐가 그렇게 화가 났는 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생각에 학교를 나서기 전 엄마와 싸웠던 것도 같고,
어쩌면 아무것도 한 게 없이, 하고 싶은 것도 없이
대학교 3학년이 되버린 스스로에게 반발이 일었던 것도 같고,
하긴 그것뿐만이 아닐 겁니다. 마치 순서가 그렇게 되어있던 것처럼
어떤 동기녀석들은 휴학을 하고, 또 다른 녀석들은 군대에 가고,
나머지 녀석들은 사랑을 찾거나 전과를 하거나 편입을 하거나.
 
이제는 달려야 할 때라고,
방황하는 청춘은 이제 끝났다고.
너는 거기서 뭐하는 거냐고.
아버지도 엄마도 물었습니다.
언니도 묻고, 언니의 남자친구도 묻고,
인생의 목표를 결정하고 교수님을 찾아갔던
친구녀석을 만나 간만에 영화를 한편 보려고
했더니 그 녀석도 묻더군요.
 
혼자한 여행이니 뭔가 사색적이고 풍요로운 기분이
들어야 하는 데 나는 그것도 누릴 수가 없었습니다.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는 데 여념이 없었으니까요.
나는 변화의 속도보다 변화의 본질에 중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열여덟살 때 처음 느낀 패배감은 팽배해질 대로 팽배해져
내 안을 모두 잠식하고 있었는 데도 중요한 건 변화의 속도인지
나 스스로도 알 수 없었습니다.
 
뭐 속도든 본질이든 중요한 건 그때의 나는 머리 한구석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있는 패배의식을 지워낼 수 없었다는 것일 테지만요.
지워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분명 나를 변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신감을 상실시켰고, 미친듯이 사랑했던 것을 외면하게 만들었으니,
그만한 변화가 어디에 있을 것입니까. 또, 빛의 속도로 사라져버린
금기와 열정과 안녕에게 미처 작별을 고하지도 못한 상태였습니다.
 

바다를 보아도, 헤밍웨이에 앉아서 차를 마셔도 워크맨을 통해서 들려오는
라디오헤드의 크립을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지기만 했습니다.
못마땅하고 짜증스럽던 기분은 슬슬 우울한 그늘을 만들어 내고 있었죠.
일찌감치 광주행 버스를 타고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교앞 피자집
창고에 가서 앉아있으니, 한쪽 구석에 기타가 보이더군요.
김광석의 노래 밖 에는 아는 게 없어서 제대로 벌어지지도 않는 손가락으로
어렵사리를 코드를 잡아 기타를 쳤습니다. 딱 한번 쳐보고 기타는 내 손에서
거둬졌습니다. 이유는 도저히 못 들어주겠다 였죠. 쳇!
 
수업도 안 들어오고 어디있었냐는 친구의 물음에 목포에 기차여행을 갔다왔다고
스스로를 포장해대기 시작했습니다. 우울한 기분을 내색하지 않으려고
있지도 않았던 이야기들을 줄줄 해대며, 친구의 파안대소를 이끌어 냈지만
결국 울컥해버렸던 것은 나를 찾으러 왔던 그 버릇없는 후배녀석들 때문이였습니다.
그대도 성년이 되었구려 라며 자기가 받았던 장미꽃다발에서 한송이를 빼내
건네주던 녀석, 팔짱을 끼며 술이나 먹으러 가자던 언제나 나를 최고로 막대하는 녀석,
도대체 누이는 몇살이오? 라며 주민등록증 예시를 보채던 녀석,
게다가 친구는 갖고싶은게 뭐냐고 물었고, 친구의 남자친구는 술을 사줬습니다.
다른 곳에서 술을 먹던 선배는 뜬금없이 삐삐에 연락을 남겼죠.
 
아아 나는 사람이 필요했던 겁니다.
나는 그날 성년의 날, 내가 약관의 나이로 접어들 무렵을
함께 할 사람들이 필요했습니다.
느린 걸음으로 인해 속도를 재촉받았던 나는.
그래요. 나는 그 걸음을 함께 할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지금이라면 그 재촉에 여유롭게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텐데 아니 인생사 어차피 독고다이 혼자 가는 거야!! 라면
코방귀라고 한번 뀌어봤으면 말이죠.. ㅋㅋ
 
당시의 나는 스무살로 온몸에 털을 곤두세우고,
누구든 걸리기만 해봐라 하는 심정이였습니다.
사실 걸리면 말없이 고이 보내드렸을 심성이였지만.
 
언니네이발관을 좋아합니다.
유약하지만 소심하고 고집센 변태가 울면서 달리는..;;
그런 야련한..(?) 기분이 일품이라고.. 혼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1집에 실린 생일기분이라는 노래는 어쩌면
이리도 묘하게 적막한 습성과 들어맞는 지 말입니다.
 
사실 노래와 이 긴 내용의 두서없는 글과는 아무 상관도 없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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